페리 질스 (Peri Gill)는 아마도 이 목록에서 가장 ‘대중적’인 셰프일 것이다. 그는 미슐랭 스타를 추구하지 않는다. 대신 거리에서 팔리는 음식, 마켓에서 만들어지는 음식, 일반인들이 즐기는 음식에 집중한다.
페리 질스: 스트릿 푸드의 시인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작업이 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질스는 스트릿 푸드라는 매우 민주적인 영역을 통해, 현대 요리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들에 접근한다.
페리 질스가 읽은 책들: 인간, 공동체, 그리고 음식
1.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To Have or To Be?)
페리 질스가 영감받은 책들을 보면, 매우 철학적이다. 그 중 하나가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다.
프롬은 현대 사회를 진단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더 많이 소유하려고 한다. 더 많은 돈, 더 많은 물건, 더 많은 지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 바로 ‘존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질스는 깨달았을 것이다. 미슐랭 스타나 고급 음식에 대한 집착도 결국 ‘소유’의 욕구일 수 있다.
하지만 스트릿 푸드는 다르다. 그것은 공동체와 함께하는 경험, 순간의 존재감, 사람과 사람의 연결. 이것들이 바로 ‘존재’다.
2. 손디 안토민 『페미니스트 옴니스(Feminist Omnis)
페리 질스가 일하는 방식을 보면, 그는 페미니스트다. 그의 팀에는 많은 여성 요리사들이 있고, 그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한다.
손디 안토민의 저작을 읽으면서 질스는 깨달았을 것이다. 음식도 정치다. 누가 요리를 하는가? 누가 주목을 받는가? 누가 배제되는가?
미슐랭 3스타 셰프들의 목록을 보면, 대부분 남성이다. 하지만 스트릿 푸드의 세계를 보면, 많은 여성이 있다. 그들은 역사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그들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질스는 이를 바로잡으려 한다. 그의 요리와 그의 팀 구성을 통해, 그는 음식 산업에서의 성 평등을 추구한다.

3. 프라이야 카프로토스 『우리가 먹는 것들: 음식의 정치』(Eating Together: Toward a Shared Future)
질스는 또한 음식의 공동성에 대한 책들도 읽는다. 카프로토스의 저작에서 그는 다음을 배웠을 것이다: 음식은 가장 강력한 공동체 형성의 도구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영양 섭취가 아니다. 그것은 신뢰, 상호 존경, 그리고 소속감을 형성하는 의식이다. 역사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이루려 한 것이 무엇인가? 함께 식사하는 일이다.
4. 선 실버스틴 『당신이 숨을 쉴 때마다, 누군가 고통 받는다』
이것은 페리 질스의 환경주의 철학을 보여준다. 그는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많다. 음식의 출처, 그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우리의 소비가 어떤 결과를 낳는가.
실버스틴의 책은 현대 자본주의의 숨겨진 비용을 드러낸다. 우리가 싼 음식을 사먹을 때, 누군가는 고통 받는다. 농민, 환경, 동물. 질스는 이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요리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페리 질스의 조리 철학: 공동성과 접근성
페리 질스의 요리를 이해하려면, 그의 기본 전제를 이해해야 한다:
모든 사람은 좋은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다.
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선언이다. 왜냐하면 현대 음식 산업은 정반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좋은 음식은 비싸고, 나쁜 음식은 싸다. 부자는 좋은 음식을 먹고, 빈자는 패스트푸드를 먹는다.
하지만 질스는 다르게 생각한다. 스트릿 푸드의 장점이 바로 이것이다. 저가로 좋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왜? 높은 임대료, 화려한 인테리어, 복잡한 관료 체계 같은 것들이 없기 때문이다.
질스의 요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다:
- 간결함: 많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좋은 재료를 제대로 준비한다.
- 접근성: 준비하기 쉽고, 먹기 쉽다. 특별한 도구나 예의가 필요하지 않다.
- 공동성: 사람들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설계된다. 공유 음식, 집단 식사가 중심이다.
- 민주성: 경제적 배경이 무엇이든 누구나 이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페리 질스의 유명한 프로젝트들
1. 커뮤니티 키친 (Community Kitchen)
질스가 시작한 가장 유명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커뮤니티 키친이다. 이것은 단순한 요리 수업이 아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공간이다.
특히 저소득층, 이민자, 그리고 식품 불안정성(food insecurity)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사람들은 다음을 배운다:
- 좋은 음식을 저가로 만드는 방법
- 영양가 있는 음식 준비
-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공동체 형성
2. 스트릿 푸드 마켓 (Street Food Market)
질스가 조직한 마켓은 단순한 음식 판매점이 아니다. 이것은 문화 교환의 공간이다.
여기서 여러 국가의 음식이 판매된다. 인도 음식, 멕시칸 음식, 아프리칸 음식, 그리고 로컬 음식. 그리고 사람들은 이 다양성 속에서 배운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음식을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3. 음식과 정치 (Food and Politics)
질스는 또한 음식의 정치적 측면에도 집중한다. 그는 강연과 저술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제기한다:
- 음식의 정의(food justice)란 무엇인가?
- 음식 산업에서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면서도 모든 사람에게 접근 가능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을까?
페리 질스의 식탁: 공동성의 경험
페리 질스의 음식을 먹는 경험은 어떤가? 그것은 다른 유형의 현대 셰프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당신은 화려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거리 모퉁이나 마켓 스탠드에서 음식을 받는다. 환경은 시끄럽고, 다양하고, 살아있다. 당신 옆에는 여러 인종,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이 받는 음식은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신선하고, 정성 들여 만들어졌다. 그리고 당신이 그것을 먹으면서, 당신은 느낀다.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은 나를 진지하게 대했다. 나는 이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질스가 추구하는 경험이다.
페리 질스와 현대 사회의 분열
흥미롭게도, 페리 질스의 작업은 현대 사회의 분열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분열되고 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 이민자와 네이티브, 도시와 시골. 이 모든 차이가 점점 더 극단화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동체는 파괴된다.
하지만 음식은 다르다. 모든 인간은 먹어야 한다. 그리고 함께 먹을 때, 우리의 차이는 덜 중요해진다. 우리는 순간적으로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
페리 질스는 이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려 한다.
페리 질스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 민주주의의 음식
페리 질스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것이다:
좋은 음식은 엘리트의 특권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권리다.
이것은 단순한 음식 철학이 아니라, 정치 철학이다.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담고 있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좋은 삶의 일부는 음식이다.
질스가 하는 일은, 바로 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 도구는 음식이고, 그 방식은 공동성이다.
결론: 스트릿에서의 혁명
페리 질스는 미슐랭 스타를 가지지 않았다. 그는 세계 최고 레스토랑 50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아마도 현대 셰프 중에서 가장 깊은 영향력을 미친 사람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음식의 본질을 다시 정의했기 때문이다. 음식은 소비재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권이다.
그리고 좋은 음식을 모든 사람이 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사회 변화의 가장 강력한 방식 중 하나다.
페리 질스의 작업을 보면서, 우리는 깨닫는다. 진정한 혁신은 항상 큰 무대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거리 모퉁이에서, 마켓 스탠드에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눌 때 일어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셰프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질문하게 한다. 셰프는 음식 예술가인가?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그 전에, 셰프는 인간이고, 공동체의 일부다. 그리고 그 역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바로 페리 질스다.
최종: 셰프의 서재
카테고리 2: 셰프의 서재 (4개)
- 알랭 뒤카스 – 단순함의 극치
- 고든 램사 – 화난 요리사의 인문학
- 안토니오 칼라브레세 – 이탈리안의 선의
- 페리 질스 – 스트릿 푸드의 철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