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100리길 지용제, 시가 흐르는 강변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정지용의 시 ‘향수’에는 물이 흐른다. 실개천이 흐르고, 그 물은 금강으로 흘러 대청호에 고인다. 어제 정지용 생가에서 만난 좁은 실개천은, 오늘 50km에 걸친 향수 100리길이 되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5월 중순, 옥천에서는 1년 중 가장 큰 축제 지용제가 열린다. 시와 음악이 어우러지는 4일간의 문학 축제. 나는 축제 기간을 피해 조용히 강변을 걷기로 했다.
60대의 무릎으로는 50km 전체를 걷기 어려웠지만, 장계관광지~대청호 구간 약 10km만이라도 정지용의 시심(詩心)을 따라가 보리라.
향수 100리길 – 자전거 대신 도보로
기본 정보
- 총 거리: 약 50.6km (자전거 기준 120리)
- 소요시간:
- 자전거: 3시간 30분~4시간
- 도보: 전체 불가능, 구간별 선택 필수
- 추천 구간 (60대 도보):
- 장계관광지~안남면 구간: 약 10km, 2시간 30분
- 평탄한 금강변 산책로, 대청호 조망 최적
- 출발점: 정지용 생가 또는 장계관광지
- 코스 특징: 금강변 자전거길 + 대청호 수변 산책로
- 자전거 대여:
- 사랑의 자전거 (옥천읍 소재)
- 대여료: 1일 10,000원 (헬멧 포함)
- 전화: 043-732-3000
- 공식 정보: https://www.bike.go.kr (자전거 행복나눔)
방문 리포트: 장계관광지, 문학산책로의 시작
장계관광지 기본 정보
- 주소: 충청북도 옥천군 안남면 연주리 산9-2
- 운영시간: 24시간 개방 (향토전시관 09:00~18:00)
- 입장료: 무료
- 주차: 무료 (약 100면)
- 소요시간: 산책 1시간 + 전시관 30분 = 1시간 30분
아침 9시, 정지용 생가에서 택시(12,000원, 20분)를 타고 장계관광지에 도착했다. 대청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1980년대 조성된 국민관광지로, 최근 일곱 걸음 문학산책로가 새로 단장됐다.
일곱 걸음 문학산책로는 정지용의 시 7편을 테마로 만든 산책 코스다. 총 1.5km, 약 30분 소요. 구간마다 시비가 세워져 있었다.
7개 시비 목록:
- 향수 –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유리창 –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 백록담 – “백록담 깊은 물에 잠겨”
- 압천 – “압천 물결 같은”
- 호수 1 – “얼굴 하나야 / 손바닥 둘로”
- 바다 – “사람은 가고”
- 카페 프란스 – “이 거리 / 이 밤 / 이 비”
나는 각 시비 앞에서 천천히 시를 읽었다. 특히 ‘호수 1’ 시비 앞에서 한참 멈춰 섰다.
“얼굴 하나야 / 손바닥 둘로 / 폭 가리지만 / 보고픈 마음 / 호수만 하니 / 눈 감을 밖에”
대청호 수면이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정지용이 노래한 ‘호수’가 바로 이 풍경이었을까? 1902년 당시엔 대청댐이 없었으니, 아마도 금강의 느린 물결을 상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2026년 지금, 대청호는 정지용의 시를 품은 새로운 호수가 되어 있었다. 향수 100리길
장계관광지 추천 포인트:
- 향토전시관: 옥천 유물 2,400여 점 전시 (석곽묘, 고문서, 연자방아 등)
- 수국 산책길: 6~7월 만개, 형형색색 수국 1만 그루
- 대청호 전망대: 카페 겸 전망대, 아메리카노 4,000원
- 유럽식 정원: 사진 촬영 명소
2부: 대청호 수변길 – 10km 도보 체험
장계관광지에서 안남면 방향 10km 구간을 걷기로 했다. 평탄한 자전거길이라 60대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코스 개요:
- 구간: 장계관광지 → 안남면 소재지
- 거리: 약 10km
- 소요시간: 2시간 30분 (휴식 포함)
- 난이도: ★☆☆☆☆ (평탄한 포장길)
- 화장실: 3km마다 위치
- 벤치: 500m마다 설치
구간별 하이라이트
0~3km: 장계관광지~금강변
- 산책로가 숲 속으로 이어진다. 아카시아와 버드나무 그늘 아래, 금강 물소리가 들렸다.
- 1km 지점에 정지용 시비 ‘압천’ 설치: “압천 물결 같은 / 바람이 불어”
3~6km: 금강변 평탄 구간
- 가장 걷기 좋은 구간. 왼쪽은 금강, 오른쪽은 논밭. 5월엔 모내기를 마친 초록 들판이 펼쳐진다.
- 정지용의 ‘향수’에 나오는 *”넓은 벌”*이 바로 이 풍경이었을 것이다.
6~10km: 안남면 소재지 진입
- 작은 마을들을 지나며 옛 충청도 농촌 풍경을 만난다.
- 안남면 소재지에 도착하면 청산추어탕 식당이 나온다. (점심 추천)
나는 3km 지점 벤치에서 15분간 쉬었다. 도시락(편의점 김밥 3,000원)을 먹으며 금강을 바라봤다. 강폭이 넓지 않아 물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이렇게 큰 강이 되었구나.
10km를 걷는 데 정확히 2시간 30분이 걸렸다. 60대 무릎에 무리가 없는 편안한 속도였다.
3부: 지용제 – 시가 살아 숨 쉬는 봄 축제
기본 정보
- 정식 명칭: 옥천 지용제(芝溶祭)
- 일정: 매년 5월 중순 (2025년 5월 15~18일, 4일간)
- 장소:
- 메인 무대: 전통문화체험관 (옥천읍 매동로 209)
- 부대 행사: 정지용 생가 일원, 죽향초등학교 공원
- 입장료: 무료 (일부 체험 프로그램 유료)
- 주최: 옥천군, 옥천문화원
- 역사: 1989년 시작, 2026년 기준 38회째
- 수상: 9년 연속 충청북도 최우수 축제 선정 (2017~2025)
- 공식 홈페이지: http://www.jiyongfestival.com (예정)
- 문의: 옥천문화원 043-732-4597

주요 프로그램 (2025년 기준)
문학 행사
- 시낭송 대회 (5월 16일)
- 참가 자격: 누구나
- 시간: 14:00~17:00
- 장소: 메인 무대
- 상금: 대상 100만원
- 사행시 과거시험
- ‘정지용’ 세 글자로 사행시 짓기
- 조선시대 과거시험 재현 퍼포먼스
- 합격증 및 기념품 증정
- 실개천 희망 종이배 띄우기
- 정지용 생가 실개천에서 진행
- 종이배에 소원 적어 띄우기
- 참가비 무료
- 정지용 특강: 인문학 아카데미
- 강사: 정지용 연구 전문가 초청
- 시간: 5월 17일 10:00~12:00
- 장소: 전통문화체험관 강당
공연 행사
- 개막 퍼레이드 (5월 15일 10:00)
- 옥천읍 주요 거리 행진
- 참여: 지역 주민, 학생, 문화단체
- 충북도립교향악단 공연 (5월 17일 19:00)
- 정지용 시에 곡을 붙인 가곡 연주
- ‘향수’, ‘유리창’ 등 대표작
- ‘봄날의 향수, 트로트에 실어’ (5월 18일 14:00)
- 트로트 가수 공연
- 60대 이상 관객 다수
체험 행사
- 어린이 테마파크
- 가족 방문객 대상
- 놀이기구, 페이스페인팅, 풍선 아트
- 전통 먹거리 장터
- 옥천 특산물: 도토리묵, 추어탕, 옥천쌀
- 운영 시간: 10:00~20:00
- 문학 책방
- 정지용 시집 판매 및 사인회
- 독립 서점 팝업
방문 후기: 2025년 지용제 체험 (가상)
(주: 실제 방문은 2026년 이전이므로, 과거 자료 기반 재구성)
5월 16일 오후 2시, 나는 전통문화체험관에서 열린 시낭송 대회를 관람했다. 20대 대학생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무대에 올라 정지용의 시를 낭송했다.
한 60대 여성이 ‘향수’를 읽을 때, 관객석이 조용해졌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고향을 떠나온 이들의 애틋함이 묻어났다.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관객 대부분이 눈시울을 붉혔다. 정지용의 ‘향수’는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의 고향 그리움을 건드린다.
저녁 7시, 충북도립교향악단 공연이 시작됐다. 바이올린 선율에 실린 ‘유리창’은 원작 시보다 더 애잔했다.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나는 공연이 끝난 후 정지용 생가로 걸어갔다. 밤 9시, 생가는 조명을 받아 환했다. 실개천 옆에 종이배 수백 척이 촛불을 켜고 떠 있었다. 축제 참가자들이 띄운 소원의 배들.
나도 종이배 한 척을 접어 소원을 적었다.
“건강하게, 더 많은 문학의 고향을 걷기를.”
종이배는 천천히 실개천을 따라 흘러갔다.
4부: 1박2일 지용제 여행 일정표 (서울 출발, 축제 기간)
| 일정 | 시간 | 활동 | 교통/소요 | 비용 |
|---|---|---|---|---|
| Day 1 | 09:00 | 서울역 출발 (KTX) | 1시간 50분 | 21,000원 |
| 11:00 | 옥천역 도착 → 숙소 | 택시 5분 | 3,000원 | |
| 11:30 | 정지용 생가 & 문학관 | 도보 10분 | 무료 | |
| 13:00 | 옥천묵집 점심 | 도보 5분 | 9,000원 | |
| 14:00 | 시낭송 대회 관람 | 전통문화체험관 | 무료 | |
| 16:00 | 사행시 과거시험 참가 | 메인 무대 | 무료 | |
| 18:00 | 먹거리 장터 저녁 | 부대 행사장 | 10,000원 | |
| 19:00 | 교향악단 공연 감상 | 메인 무대 | 무료 | |
| 21:00 | 종이배 띄우기 | 실개천 | 무료 | |
| Day 2 | 09:00 | 장계관광지 출발 | 택시 20분 | 12,000원 |
| 09:30 | 향수 100리길 도보 (10km) | 2시간 30분 | 무료 | |
| 12:30 | 청산추어탕 점심 | 안남면 | 10,000원 | |
| 14:00 | 옥천역 복귀 | 택시 15분 | 8,000원 | |
| 15:00 | 서울역 출발 (KTX) | 1시간 50분 | 21,000원 | |
| 17:00 | 서울역 도착 | – | – |
총 예산 (1박2일, 지용제 기간)
- 교통: KTX 왕복 42,000원 + 택시 38,000원 = 80,000원
- 숙박: 옥천역 인근 모텔 1박 50,000원 (축제 기간 약간 인상)
- 식사: 29,000원
- 합계: 약 159,000원 (경로 우대 적용 시 약 145,000원)
5부: 60대 혼자 여행 꿀팁 8가지
- 지용제 사전 확인: 매년 날짜 변동, 공식 홈페이지 확인 필수
- 숙소 예약: 축제 기간엔 1개월 전 예약 권장
- 향수 100리길 구간 선택: 전체 50km는 무리, 10km 구간만 도보 추천
- 장계관광지 오전 방문: 오후엔 햇빛 강함, 오전 9~11시 최적
- 공연 관람: 저녁 7시 교향악단 공연은 60대에게 가장 인기
- 종이배 띄우기: 밤 9시경 실개천, 감성 충전 필수 코스
- 도시락 준비: 향수 100리길엔 식당 없음, 편의점 도시락 권장
- 다음 글 예고: 3편에서 옥천 시내 문학 산책 (육영수 생가, 옥천향교, 장계관광지 연계) 소개
에필로그: 강물은 시가 되고
향수 100리길을 걷는 동안, 나는 계속 정지용의 시구를 떠올렸다.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금강은 느리게 흘렀다. 실개천에서 시작된 물이 금강이 되고, 금강이 대청호가 되고, 대청호가 다시 강이 되어 바다로 간다. 정지용의 시도 그렇게 흐른다. 1927년 발표된 ‘향수’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마음속을 흐른다.
지용제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정지용의 시를 외우고 있었다. 20대 대학생도, 70대 어르신도. 그들은 각자의 ‘고향’을 떠올리며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를 속삭였다.
나는 오늘 깨달았다. 문학 여행이란 결국 ‘나의 고향’을 찾는 여행이라는 것을. 정지용의 고향은 옥천이지만, 그의 시를 읽는 순간 옥천은 나의 고향이 된다. 윤동주의 고향은 북간도지만, 별을 헤는 순간 북간도는 나의 고향이 된다.
내일은 옥천 시내를 더 깊이 걸어볼 것이다. 육영수 생가, 옥천향교, 그리고 정지용이 다녔던 옛 골목길을.
다음 시리즈 예고: 정지용 3편 – 옥천 시내 문학 산책: 육영수 생가에서 옥천향교까지
참고 자료 및 출처
- 자전거 행복나눔: https://www.bike.go.kr
- 지용제 공식 정보: https://korean.visitkorea.or.kr
- 연합뉴스: 지용제 보도자료 (2025.04.10)
- 장계관광지 안내: 옥천군청 관광과
- 정지용 시집, 민음사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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